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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농원

노인들 오늘 오후. 늘상 시간나면 오시는 노부부께서 오셨다. 그런데 두 분이 아니라 친구분들하고 함께 오셨다. 하모니카를 참도 잘 부시는 분들이다. 그 분들이 오시기 전에 어머니께서 재배온실에 계시다가 어지러움증 때문에 미동도 못하는 분을 인원이가 업고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당황스런 맘을 어쩌지 못했다. 너무 속상하고 가여운 엄니 모습을 보는 순간..... 누워계신 엄니 얼굴에 살짝 핏기가 도는 모습이 보여서 전시포장으로, 재배포장으로 왔다갔다... 그 와중에 오신 노인들께 즉석 공연을 부탁드렸다.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연세 평균 80세이신 분들이 흔쾌히 응해주셔서 즉석 공연을 해주셨다. 하모니카 은율에 괜한 눈물만 흘렀다. 이렇게 건강하게 노년을 즐기시는 분이 얼말꼬? 자리를 피했다. 자꾸 눈물.. 더보기
원평허브농원 농원을 새로운 느낌으로 조성하기 시작한 지 약 5개월 여..... 첨엔 별 자신감도 없이, 설계도면도 없이 그저 내 맘 내키는대로 시작하는 것이 무리였다. 하지만 내겐 늘 가족들이 있어줬다. 장화에 밀짚모자를 쓰고 오늘도 몇바퀴를 돌았다. 자스민 꽃이 만개하여 그 향을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억지춘향으로 만들어 놓은 그네를 두고 순서로 실랑이하는 꼬멩이들, 여유로이 담소를 나누는 어른들, 죽을 지, 살 지 알 수없었던 엔젤트럼펫은 어렵사리 한송이 꽃을 피웠다.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차근히 심호흡하며 기다리고자 한다. 0번도 그러라고 하며 위안을 준다. 따사로운 이른 봄의 햇살 아래, 농원 분위기가 참으로 평화롭다. . 정말 오랫만에 이 공간에 표현을 했다 더보기
정리 밤새도록 비가 내렸습니다. 농원에 출근해서도 내내 온실 천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벗했습니다. 왠지 퍽 고즈녘하게 느껴지는 전시포장 분위기. 0번은 어느새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사라졌습니다. 어디있는고? 회장니임~~~~하고 크게 불렀더니 인동덩굴 터널에서 고개를 빼꼼 내밉니다.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이런 날에 정리 좀 해놔야 하겠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않고 있다가 0번의 보조원이 되었습니다. 울 회장님이 정리하고 나면 뒷처리 깨끗이 하는.... 그렇다고 내가 결코 수동기어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적극적이며 능동적인지라 회장님께 사랑받잖 는지요?^♡^ 암튼 이렇게 1박2일동안 꼬박 비 내리는 날 속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 음악 소리에 벗하며 그저 내 감성에 충실하여 이리 놀고 있습니다. 얼굴을 아는.. 더보기
꽃. 가정에서 기르는 허브들 중에서 로즈마리 꽃은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면 이렇게 우렁차게 이쁜 꽃들을 피워낸다. 한 송이 사알짝 훔쳐 따서 입에 넣고 씹어보면 그윽한 향과 사랑스런 느낌이, 마치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처럼 은은하게 녹아 젖어든다. 만개하려 준비하는 모양이다. 꽃. 인간들은 햇갈려하지만, 식물들은 정확하다. 자연적 환경이던,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이던 상관없이 낮의 길이, 온도가 자기들이 느끼는데 정확하면 이렇게 잉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더보기
한 겨울 속, 농원에서! 작업복으로 갈아 입더니 전시포장에 풀이 너무 많다고 뽑으러 간다고 했다. 멀쩡하게 배짱이 노릇하다가 궁굼 하기도 하고 눈치보이기도 하여(전혀 그런 거 안주는 사람이지만 내가 괜히 자격지심에... ㅋㅋ) 물 가져다 줄까?, 커피 타다줄까? 하면서 사실을 살피던 중에, 우잉? 사라져버렸다. 어데로 갔을꼬??. 울 회장님도 이제는 훝뚜루맞뚜루(?)별걸 다한다. 자기 작품이란다. 멀쩡하게 잘 숨쉬며 잘 놀고있는 놈들을 이발시키고 있었다. 싱글 웃으면서 가위질하는 울 회장님, 귀엽다. 멋대로 가위질하여 흉내내 놓은 모습이 예쁘다. 한 겨울 깊은 속. 여기는 내내 봄날이다. 0번과 1, 2번, 그리고 1-1번이 함께하는 공간, 평화로움과 그윽한 향기에 마음 차분히 나를 녹여 놓는다. 오늘따라 유난히 스피커를 빠져 .. 더보기
원평허브농원 미인박명. 이라는 어르신들이 만들어 놓은 말쌈이 맞나부다. 그 모양새가 하루를 못 넘긴다. 제주에서 올라와 출근한 농원. 오늘은 핑크와 퍼플이 섞인 놈이 자태를 뽐낸다. 하루던, 천년 만년이던 숫자 차이만 있을뿐! 이유야 어쨌던 자태가 우아하고, 고운 건 분명한 사실이다. 더보기
농원, 시계 "부속품, 얼마에 샀니?" "하나에 1,800원" " 한 7분 정도 가다가 고장나겠구나^♡^" " 아니, 아빤 뭔 그런 서운한 말쌈을?, 두고 보시와요. 아마 꽤 오래 갈껄?" 그래, 생각보다 오래간다. 옛날에 상해나 북경서 만원에 여섯개, 말 잘하면 덤으로 하나 더줬던 명품시계들 보다는 오래간다. 벌써 며칠째 봐도 시간이 따박따박 맞고 있으니.... 에궁~~~~ 0번을 비롯하여 1, 2, 3번 딸래미들 때문에 산다. 나는...., 더군다나 어른들이 내게 안겨주시는 복도 있으니.♡♡♡♡♡♡♡♡♡ 더보기
농원 처녀농군이다. 1번이다. 이쁘다. 무거운 호스를 끌고 다니면서 전시포장을 다스린다. 예비사위랑 함께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위하여....^♡^ 더보기
농원 종일 재배온실에 있었다. 엇저녁에 관수 모터를 까먹은 바람에 안 끄고 퇴근했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까 농원 한 켠이 바다가 되어 버렸다. 1번한테 디지게 혼났다. 막걸리한테 탓을 돌리기엔 너무 큰 대형사고였다. 더군다나 평일도 아니고 휴일인데.... 어쩌까 싶었다. 포기하고 "출입금지"시키려고 줄로 못 들어가게 막고 있는데, 이미 회장님은 작업복에 장화로 갈아 신고 출동을 하셨다. 난 뭐지? 우와~~~, 눈치가 보이고,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데 울 회장님은 이미 그 마음 읽었는지 묵묵히 땀 흘리며 물 퍼내느라 여념이 없다. 오전은 그렇게 완전 비상이었다. 철없다고 생각하는 3번은 그 행동이 완전 소방대원 수준이었다. 이래서 가족의 느낌을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게 되는 듯 싶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 더보기
농원에서 별안간, 예고도 없이 농원 위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을 퍼부었다. 소나기다. 울 회장님, 마구 뛰길래 어디가나 했더니 관리사 앞, 빨래줄에 치렁치렁 걸어놓은 옷가지들 걷으러 달리는 폼세였다. 그런 일이야 늘 경험하는 예사인지라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모지? ㅋㅋㅋ 웃기다. 임시방편으로 강의장에 빨랫줄을 만들어 놓았다. 전쟁통 난민촌같은 그런? 참, 신선하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아이러니이다. 향기로운 식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빨래들.... 저런 분위기 만들어 놓고, 아무렇지 않은 듯하며 전지가위들고 예쁘게 머리깎아 주고 있다. 히~~~~~ 그냥 그저 아름다움이고 행복일 뿐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