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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산소 남한산성, 외할머니 산소. 옛날 옛적에 어럽게 살던 시절에 자리가 없어, 여기 골짝골짝인 곳에 모셨는 것같다. 산이 너무 가파르다. 사지육신 멀쩡한 사람도 오르기가 어렵다. 그곳을 올라가 큰 절을 하시는 우리 노인들. 어머니 아버지도 구순이 다 되어 가시는데 술 한잔 부어놓고, 담배를 피워놓는다. 큰절을 하신다. 경건한 마음에 흉내내어 따라한다. 연락이 왔었다. 맷돼지가 할머니 산소를 들쑤셔 놨다는 전화를 받으셨다. 어른들께서 은근 걱정하며 노심초사 하시길래 손 없는 날이라는 오늘, 날 잡아 모시고 다니러 산에 올라갔다. 왼쪽을 못쓰시는 엄마가 걱정되어 뒤에서 받치며 산을 올랐다. 참말이지 울 엄니도 대단하시다. 내가 이 다음에 늙어 엄마 몸 같아도 엄마 흉내낼 수 있을까? 자신없다. 능력은?, 그건 더.. 더보기
엄니, 아부지 엄니, 아부지 내가 모시고 함께 다니기 전에는 몰랐다. 워낙에 아부지는 어딜 가셔도 흔적없이 가셨다가 오시기 때문에.... 헌데 어느해인가 내가 알아 버렸다. 봄, 가을 두번을 낫들고 나가시는 이유를 말이다. 언제 돌아가셨는지 기억도 아득한 외할머니 산소를 이발해주러 다니셨던 것이다. 노인이 노인 산소에 술 한잔 부어드리려고... 자식들이 알면 피해를 줄까?, 일 하는데 누가 될까?, 바쁜데 시간을 뺏을까? 하여 몰래 스을쩍 다니셨다. 그런데 내가 그 것을 알아 버렸다. 그러니 어찌 모르는 척,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넘어 갈꼬? 그래서 벌써 몇년 전부터는 내가 함께 동행을 하기 시작했다. 예초기로 깎으면 한시간도 안 걸리는데 노인들이 낫으로 깎으면 종일이잖는가? 오늘도 그랬다. 간단히 해결해 버렸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