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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이야기/원평허브농원 이야기

휴일 하루.. 한가로이.. ^^


 

들녘 나무들에는 아직 새잎이 나오질 않았다. 때가 이르다 싶은 모양이다.
좀 급한 여인네들은 벌써 들판으로 냉이 캐려 비닐봉지에 창칼을 들고 정신모아 냉이잎을 찾는다.
아직 추위 모두 가시기에는 이른 계절인데 농원에 매주마다 참 많은 이들이 찾아주신다.
노인을 모시고 오는 남정네들의 대부분이 장모님 모시고 다니는 걸 보니 조심스럽게 말 나오는 것처럼
'신모계사회'가 잔잔하게 시작된 것이 맞는 모양이다.

암튼....
아주 작은 동네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나의 허브농원엘 가까이서, 멀리서 찾아주는 분들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때론 눈물이 나기도 한다.
기실 잘 보면 정갈하게 정리된 공간은 아니다. 물론 억지고 꾸며놓은 그런 공간이고 싶지 않기에 그리하려니 하고 그냥 두지만
그 것이 때론, 어떤 사람들에겐 정리정돈을 잘 안해 놓은 것처럼 평가되기도 하여 살짝 긴장되긴 하다.
헌데 핑계김에 굳이 합리화를 시킨다면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오히려 이를 더 좋아하니 그냥 둔다 말한다.
참 많은 자동차들이 도로 한 켠을 몽땅 점령했었다. 어제 오후에는...
감사합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함께 사용하는 이런 공간이 있음에 감사함이다. ^^


사진을 찍다가 이리저리 몸을 돌려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네들이 평시에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참 무관심하면서 사는 것같은....
왜냐하면 이리 보니 KTX 높은 교각과 갸녀린 가로등 대, 작년 겨울에 얼어서 누렇게 파김치된 들녘.
가만 보면 이런 것들이 때론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주는데...
그저 무심결에 보니 못 느끼고 넘어갈 뿐인....



뒤로 돌아 칠보산 자락을 올려다 보았다.
마치 산자락 아래에 터를 잡고 있는 이 동네는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난 것처럼 황량한 적막감이 흐른다.
사진 속으로 들어가 보니가 그 느낌이 훨 더하다.
사실도 조용한 동네이기는 하지만.....
평시엔 잘 못느끼던 기분인데 이렇게 맘 먹고 봐서 그런지 참 많이 감성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1번이 방학 때 귀국하여 머물면서 농원을 내방하는 분들을 위해 곳곳에 이런 수작업한 표지판을

몇 개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화장실 어디로 가요?', '허브 가지러 어디로 가요?'하고 대부분이 묻는다.

ㅋㅋㅋ.... 역시 무관심 결이다.

이 표지판은 농원 정 중앙,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동하는 곳에 있어서 휘리릭~~~~ 하고 지나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

만개한 아브틸론 꽃이 푸른 잎 속에서 잘 조화이뤄 이쁘게 웃고 있다.

 


프린지드 라벤더.
벌써 이렇게 만개하면 진짜 많은 분들이 내방할 땐 꽃이 적을 수 있다.
여긴 진짜 봄날이다.
꼬멩이들은 웃옷을 벋어 엄마에게 맡겨놓고 땀을 흘리며 뛰어 다닌다.
가만 쳐다보고 있으면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싶다.

늘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그 것도 참 많이 말이다.


지나는 길에 다른 동 쪽 한켠에 아빠와 아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뭔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혼나는 것 같지는 않고.... 좀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표정.
온통 풀 속에 두 사람. 마침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도 안 지나다녀서 한 컷~!



1번이 사서 여행가방에 고이 모셔온 인형 둘.
잠자리채를 들고 왕방울만한 눈으로 잠자리 찾고 있다.
실제로 보면 귀엽고, 이쁘게 생겼다. ^^


한 쪽에서 엄마 따라온 아이들이 0번의 지도를 받으며 허브비누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동아줄로 큰 글자를 만들어 모양내 놓은 곳 옆 테이블이다.
잘 어울어지는 느낌!  


조팝이 꽃 망울을 터뜨린다.
마치 옥수수 알멩이가 팝콘이 되는 모양처럼....


 

굉장히 강렬한 향으로 주변을 감싸는 자스민.
학자스민이다. 학처럼 생겨서 학자스민인가?. 잘모르겠다. ^^
뒷켠으로 한 무리의 가족들이 한가롭다.


때론 이런 경우에 딸들이 아들보다 훨 나을 터이다.
오밀조밀하게 손끝으로 흉내를 이 곳, 저 곳에 많이 내 놓았다.
군사들이 있으니까 농원 포장에서 향이 더 많이 나는 듯 싶다.

0번과 군사들이 있어서 난 백수처럼 이리저리 그저 왔다갔다.....
그러다가 불려가 잔 심부름시키면 '네에 마님..'하고 얼른 하고..

정말이지 많은 분들이 오고 가고..
감사한 마음 늘 깊음에 오늘 이렇게 속내 이야기 살짝 풀어 내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