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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이야기/세자매이야기

내 생활 속에서 나는 숨소리..

 

 

 

 

숨통이 콱콱 막힐 정도다.

사람 힘으로 도저히 자연의 짓꿋음을 이길 수 가 없다.

그렇잖아도 검게 그을린 얼굴... 다른이들보다 쉽게 타는 체질.

날이 갈수록 귀찮은 게 많아지고, 게을러져서 나름 작심을 하고 준비한 모양새를 갖췄다.

얼마나 갈꼬?

모른다.

작심 세시간이 될 지, 삼일을 넘길지는.....

 

 

 

군사들이 팔토시를 사다줬다.

응원이다. 하지만 팔토시는 나중에 상황을 봐서 하기로 하고 그만 두었다.

포즈를 취했다.

작심한 거 1년 이상이라도 갈 수 있도록 인증받기 위해서...

비록

동네 한 바퀴, 30여분 동안이지만 운동을 하고자 맘 먹었다는 자체로도 0번에겐 충분히 귀염받을 수있는 자세이잖는가?

운동한답시고 덜컥 사 놓은 지 벌써 3년차이다.

기십만원짤 자전거가 녹슬어 갈 즈음에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여 낑낑거리며 억지춘향으로 차에 싣고 농원으로 가져왔다.

기름을 치고, 바람 가득 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곳, 저 곳.. 나름 정비를 했다.

 

목표는??

뱃살이다. 나날이 마셔대는 곡차 한 잔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뱃살, 더군다나 나이까지 한 살, 두 살....

에궁~~이다.

 

 

 

 

 

 

하여튼... 참 대단들 하시다.

이 더운 여름날들에 우리 농업, 농촌을 공부하려 이리 열성적인 분들이 계시다.

그래서 농업은, 농촌은 희망이야기를 품고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의 끝나고 잠시 쉬었다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함께 했다.

아직은 '이게 뭐야?'하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무척이나 깔깔대며 친해진다.

 

 

 

 

너무 더워서 매년 여름마다마다 신선한 경험을 느끼게 해주려 해왔다.

긴 호스를 강의장에 깔아 놓고 모두 신발을 벗게 했다. 그리고 영상 35도씨인 날씨에 15도씨인 물을 흘려 주었다.

얼음장 같은 기분이 들게다.

그 시원함이 주는 통쾌함은 장난이 아니다. 내가 농업이 좋고, 농촌이 좋고 자연이 존경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대부분의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들처럼 편안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남양주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날이다.

0번은 매번 각본에 쓰여진대로 잔소리한다.

'길 막힐수도 있으니까 좀 일찍 출발하세요'

예전엔 늘 '내가 알아서 해요'했다.

하지만 나중을 위해서 투자가 필요한 나이가 되어갈 즈음부터는 '알았어요'하고 단답으로 끝낸다.

그리고 실제로 좀 일찍 출발한다. 왜냐하면 항상 들어왔던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내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요. 알았썽?~~~'

하는 0번의 말이 귀 딱지가 되어서 딱딱하게 붙어있기 때문이다.

 

안다,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대한민국의 평화와 우리 가족의 단합, 행복을 위하여

나는 대부분을 '알았어요'로 마무리 한다.

그랬더니 오늘처럼 시간 남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허~~~~얼....

난 원래가 좀 급한 듯해야 쾌감느끼면서 다니는 체질인데.....

 

시간이 좀 남아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따악...

우리네 어르신들께서 식솔들 먹여 살리려고 애쓰시는 그 느낌이 살아있는 그림이다.

저 뒤에 따라오는 놈들이 전재산인 시절에 사시던 선배 어른들의 그 모습.....

뭐 더 할 말이 없다.

자주 가는 곳인데 느낌이 남다른 날이 되었다. 그래서 한 컷!! 

 

 

많이들 지친 표정이다. 수강생들의 절반만 모였다.

이유를 물으니 가축들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날씨라 축산하는 분들에겐 비상사태란다.

 

이해가 충분하지만 또한 충분치 않다.

포괄적 입장에서 접근하면, 그리고 선수라면 어떤 경우라도 능동적으로 대처가 가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흔히 말한다.

축산하는 분들은 원예하는 분들에게 '당신들은 동물을 모른다'한다.

원예하는 분들은 축산하는 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들은 눈빛으로 서로를 느끼고, 알 수가 있지만 식물은 그런 소통이 안된다, 그래서 쉽지않다'라고..

 

누구 말이 맞나?

둘 다 맞고, 둘 다 철저하게 틀렸다.

둘 다 프로인 듯 싶지만 영원한 아마추어이다.

진정한 프로라면 이유가 없어야 맞다. 어떤 경우라도, 적어도 90% 이상을 자연스럽게 처리가 가능하도록 농장 구조를 만들어 놔야 한다.

동물이던, 식물이던 상관없이...

고생이라는 표현이 대명사화 되어 있는 농업이라는 직업, 농촌이라는 공간.

그 의미를 역으로 뒤짚어 놓을 수 있는 사람들 즉, 농업인들이 많아야 한다.

 

농업은 꿈이고 희망이다.

농촌은 우리를 위한 허파이다.

아름다움과 감정정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는 공간이다.

우리는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하여 자연이라는 공간을 잠시 빌려서 쓰고 있을 뿐이다.

그 자연과 공감대를 이루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도전?, 극복?

자연은 그런 대상이 아니다.

도전이나 극복이 아니라 오히려 겸손을 먼저 느끼고 배워할 이유가 그 것이잖는가?

 

강의 끝나고 고속도로를 운전하면서 내내 생각이 많았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했다.

다른 이들은 하는데 왜 못할까? 그리고 그 못하는 이유를 왜 외부탓으로 돌릴까?

먹먹하다.

그냥......

좋아지겠지.., 싶다.

앞에서 걷고 있는 이들이 모델이 되어가면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