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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이야기/세자매이야기

오랫만에 다시 방문한 큐슈 지역

 

 

쇼핑을 하러 온 건지, 다른 볼일을 보러 온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행들과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아가씨들이 막 달려가더니 사진을 찍으려 하길래 고개를 돌려 보니까 스모선수였다.

꽤나 유명한 사람인가 보다.

덩치가 너무 커서 에스컬레이터를 제대로 타질 못할 정도였다. ㅎㅎㅎ...

재미있는 듯하여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던 터라 잽싸게 한 컷. ^^

 

공식일정으로 방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맘 속에도 나름 크게 여유가 있다 싶으니까 장난끼도 툭툭 튀어나오곤 했다.

여섯 부부동반의 동반여행이다.

내게 대부분의 해외일정은 항상 반은 공식일정이었는데 이번엔 '아무생각없는 여행'으로 정하고 출발했다.

모두가 공통된 생각이었다.

농원이 공사중이라 엉망진창인데도 불구하고 일탈해 버렸다. 1번, 2번, 3번이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으니까 놈들의 능력도 한 번 볼겸해서 속된 말로 내팽겨쳐 놓고 나와 버렸다.

 

나중에 귀국해서 알았는데 아바마마께서 엄청나게 화가 나셨었다고 한다.

놀고 있는 중에 비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었는지 공사중이던 온실은 폭탄을 맞았고, 군사들이 그 걸 억지춘향으로 비바람 맞으며 고정시키려고 비닐하우스 위에 올라가 낑낑거렸고, 그 모습을 보고 아래서 보조하시던 할아버지는 당연 폭발할 밖에...

더군다나 그 지경인데도 공사하는 업자들은 코배기도 안보였으니...

에궁이었다. 정말 에궁이었다.

너무 화가 나셔서 나랑 얼굴도 안 마주치셨다. 

물론 그 날 오후엔 점잖은 훈계와 함께 풀어지셨지만, 귀국 후 첫 대면은 싸다귀라도(?) 맞아야 할 분위기였다. ㅎㅎㅎ... ^.^ 

 

 

 

구마모토 성.

성 꼭대기에 올라 최대한 멀리, 보이는데까지 멀리....

먼 발치에 묵묵히 서있는 산들과 하늘에 비하면 이 성이 안고 있는 세월의 무게는 솜털일 뿐이겠지만 우리네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백년 세월 머금은 채 고고한 척 서있는 모습이 오히려 웅장하다.

 

 

 

 

 

아소

일본 최고의 축산 명품중에 하나인 '흑소 = 화우'와 죽어가는 농촌마을 살리기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아소돔' 테마마을이 있는 곳이다.

물론 아소산의 유황화산도 큰 관광명소이고...

일행들의 단체사진이다.

나와 강 사장은 몇 차례 다녀간 곳이지만 부인네들은 처음 방문한 곳이라서... 인증샷!! 

 

 

 

흔적?

 

 

 

시골 동네, 작은 선술집.
역시 벽면 처리가 일본인들 답다. 소 여물통까지...

 

 

유후인!

여긴 전형적으로 일본인들이기 때문에 가능하게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마을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던 이 작은 농촌마을을 청년들이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우리네 농촌이면 아마 가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국민성에서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조들로부터 늘 개인보다는 상대, 조직, 사회라는 틀의 중요성을 배우면서 자랐다.

사케 한 잔과 진정어린 포옹으로 '가미가제'가 가능한 민족이잖는가?
명색이 일본의 3대 온천 중에 하나라고 자부했던 벳부는 꺼져가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온양이나 수안보를 보는 듯하다.

그런 게 세상이고, 역사이고, 세월인 모양이다. 우리 인간들 힘으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듯하다.

벳부가 나이든 사람들이 쉬기 위해서 찾는 곳이라면 이 곳, 유후인은 젊은이들의 무대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로와 같은 그런 공간?. 그렇다. 몇몇 젊은이들의 단합된 모습이 일구어낸 걸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농업, 농촌의 역사도 새로 쓸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이백구십오만 농업인들이 가슴으로 되내였으면 싶은 아쉬움이 살짝살짝 남는다.

  

 

 

뱃부.

대단한 명소였다.

헌데 분위기가 예전과 화악~~~ 다르다.

공중에 흐르는 기가 굉장히 약하다. 느낌이 없다.

천혜적인 자원을 정말이지 잘 활용했던 곳인데.... 내 공간은 아니지만 잠시 안타까움이 남았다.

이 곳 사람들은 분명히 뭔가 빈 틈을 메꾸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 걸 찾아서 빨리 메꿔야 할 터인데.....

우리와는 상관없다? ㅎㅎㅎ....

사진찍는 포즈의 부인네들은 마냥 즐겁고 신났네용.!!!

 

 

 

 

만 다섯살 꼬멩이들..

신궁에 와서 건강과 안녕을 빌려고 엄마, 아빠 손 잡고 예쁜 예복차림으로 왔다.

일본의 신사와 신궁은 격이 다르다.

신사는 일본의 그 수많은 신들 중에 하나를 모신 곳이지만 신궁은 천왕의 가족들 중에 죽은 사람을 신으로 모신 곳이다.

이 곳은 타자이후 천만궁이다.

워낙 유명하여 많은 이들이 다녀갔을 것 같아 사진이 여러장있지만 그냥 귀여운 꼬멩이 둘을 모델로 삼았다.

전경보다는 이런 게 오히려 더 친근할 듯 싶어서....

 

 

 

타자이후 신궁을 돌아보고 나오는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왔는 모양이다.

지지고 볶고,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마침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담임 선생님하고 사진사 쌤이 애들을 통제하느라 애 먹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우리들 어렸을 적,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났다.

일행들은 벌써 저만치 내려갔지만 나는 은근히 기다렸다.

사실 외국에 나와서 이런 즉흥적인 분위기를 접하는 건 쉽지 않다. 정해진 분위기, 공간, 건물 등은 너무 흔히 맘대로 접할 수 있지만....

가운데 앉은 키가 큰 분이 담임쌤이다. 역시 애들에 비해서 포즈가 있다.

그리고 남학생들이 입은 교복. 너무 친근한 추억을 머금고 있는 옷이 아니던가?

아마 내 나이 또래라면 누구나 그리 할 것이다.

일제의 잔재이기도 한 교복. 우리가 입었던 것하고 어쩜 옷 디자인 하나 안 바뀌고 똑같을꼬....

세월 참 많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전통을 중시하는 일본인들의 느낌도 그대로 베어있는 듯하다.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모양새!

따악 장난감만한 레모컨 차.

역시 일본인들.... 이라는 생각에 찍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는데 한 무리의 시끄러운 여학생들..

교복을 보니까 단체사진을 찍었던 친구들과 다른 학교였다.

얼마나 밝고 명쾌하게 수다를 떨며 장난질을 치던지... 너무 귀여워서 대뜸 3번 생각이 났다.

즉흥적으로 이 한장의 사진을 찍는데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모두 난리가 났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한국에서 온 연예인'인 줄 알았단다. 여고생들이 너무 광분하고 난리를 쳐서... ㅋㅋㅋ....

주차장으로 내려올 때까지 내내 깔깔거리며 되지도 않는 표현 몇마디와 바디랭귀지로 소통을 하면서 웃고 떠들었다.

너무 즐겁고 편해서 나중에는 나 스스로도 어이가 없고 황당했다.

 

역시 그런 게 세상이고, 그런 게 사람이었으리라 싶다.

버스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화두가 되어 우리 일행을 즐겁게 했다.

 

이번 여행은 너무 편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평시에는 주로 업무나, 연수라는 목적으로 해외를 다녔었기 때문에 항상 공식일정이 있었는데 이번엔 오직 사적일정만 있었다.
일행들이 약속을 했다.
예전의 우리 여행목적을 부활시켜 매년 한번씩은 꼭 이리하자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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