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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

옛날, 옛적에...
아주 쪼끔 지난 옛시절에
서울생활 다 털고 내려와 부모님 힘듦을 덜어드리고자 0번과 결혼생활 2달만에 이곳으로 내려와 농사일을 시작한 지 어느새 28년.
1번이 결혼날짜를 잡아 놓을만큼 세월 후딱 흘러 버렸다.
단 한 번도 이 생활, 후회하지 않았음을 하늘에 맹세코 자신할 수있지만, 되지도 않는 인연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옛적에 여름철 한 밤에 소낙비 사타구니에 흘러내려, 장화 속이 흥건해질만큼 빗물을 먹고, 한 겨울 저녁 무렵에 도매시장에 출하하려 툴툴거리며 끌고 다녔던 경운기렸다.

한 겨울이 지나 해빙기가 되면 동상걸린 귓볼에서 진물이 질질 흐르곤 하였다.

그 갸녀린 추억이 깃든 나의 애마, 경운기도 연세를 드시와 버얼겋게 녹이 슬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1번은 발악하듯이 페인트를 붓칠하여 놓았다.
아빠만큼 노쇠해 가는 경운기 트레일러에 새옷을 입혀 놓았다.
그리고....

행여 외로울새라 옆에 작은 난장이 친구들도 함께 두었다.

가슴이 찡하다.
사랑이라 함은 이런 작음에서 오는가 함이다.
행복이다!